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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이었다가 세일즈맨이었다가 로봇이 된 남자
원시인이었다가 세일즈맨이었다가 로봇이 된 남자
  • 저자<김영현> 저
  • 출판사웨일북
  • 출판일2019-10-22
  • 등록일2020-10-14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책 속으로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조상의 뜻은 안다. 생존. 우리는 가능한 한 살아남고, 싸우고, 피를 이어야 한다. 머리 위로 태양이 떠오른다. 사냥을 준비할 시간이다. 우리는 이마를 맞대고 간절히 염원한다. 풍족한 식량을 가져올 수 있기를. 조상의 가호가 있기를. 오늘도 살아남을 수 있기를.
p.16

공연은 느닷없이 시작된다. 가면을 쓰고, 거리 한가운데를 어슬렁거린다. 꽹과리와 장구를 치며, 나 이제 시작하오! 하는 것은 신출내기나 하는 짓이다. 진정한 광대는 단번에 좌중을 불러 모을 수 있다. 단 한마디의 쾌청한 소리만으로 귓속을 휘어잡고 발걸음을 돌려놓는 것이다. 그래, 너희들이 원하는 것을 내 잘 알지. 이리 오너라, 신명나게 놀아보자. “백성들은 굶어 죽는데, 위에서는 굿판이로구나!"
p.71

1792년 8월 10일 프랑스 혁명 당시, 궁전에 갇힌 루이 16세를 지키기 위해 조직된 스위스 용병단 786명 모두는 끝까지 남아 싸우다 전사했다. 당시 루이 16세조차 철수를 명령했고, 혁명군 또한 항복을 권했지만 단 한 명도 응하지 않았다. 죽은 병사의 유서에는 ‘만약 신의를 저버리고 도망친다면, 우리의 후손들은 용병으로 일을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적혀 있었다.
p.84

시간이 지나고, 토실토실 살찐 귀부인들이 하나둘 나오면 큰 소리로 외친다. “이 양동이와 외투를 보십시오! 세상에서 가장 고풍스런 변소 왔소이다!” 나의 히든카드는 황금빛 양동이와 고급스런 무늬의 외투로, 지난밤 섬세하게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들었다. 귀족들은 무엇보다 허세가 가득하니 이 정도는 돼야 오는 것이다. 고객의 마음을 잘 알아야 변소도 성공하는 법이다.
p.98

하루의 첫 촛불을 켠다. 시간이 흐르고 심지가 길어져 그을음이 피어오르면 빠르게 검은 심지를 잘라 낸다. 촛불은 꺼지지 않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소리 없이 되살아난다. 좋다. 오늘의 운세는 이것으로 점쳐졌다. 정성스레 닦은 심지가위와 집게를 가방에 넣고 극장으로 향한다. 누군가는 내가 하는 일이 사람들의 눈을 뜨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어두운 곳을 환하게 밝히는 일, 나는 촛불관리인이다.
p.115

생이 끝나는 과정은 어느 하나 쉽지 않은 일이다. 언젠가 오리라 예상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그 선명도가 다르다. 온갖 감정이 홍수처럼 밀려와 질식시킨다. 그러면 나는 그 속에 들어가 눈을 맞추고, 손을 맞잡는다. 가까이 다가가 당신은 아직 살아 있다고 속삭이는 것이다. 죽음의 심해 속에서 마지막까지 함께한다. 그것이 나의 일이다.
p.246

나는 ‘REAL C-7 구역’을 만드는 팀에서 가상의 숲을 새롭게 구성하는 일을 한다. 손짓 한 번이면 10억 개의 복셀(픽셀을 3차원의 형태로 구현한 것)이 형성된다. 최대한의 현실을 반영하고, 소리를 조정하며, 감촉을 체크한다. 뇌를 완벽하게 속이는 것이 나의 임무이자 역할이다. 그렇게 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이 잡힌다. 몸은 실제보다 더 생생한 오감을 느낀다.
p. 307

어릴 적에는 우주비행사가 꿈이었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현실에 타협하여 엉뚱하게 부동산 중개인으로 살았다. 하루하루를 생존하기 위해 무의미하게 살았던 나에게 행성중개인이란 직업은 절호의 기회였다. 달 숙박 패키지부터 토성 고리 패키지, 목성 돌 던지기 패키지까지. 초창기엔 중개업으로 단련한 현란한 혀 놀림으로 사람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조차 없어졌다. 너무도 많은 이들이 우주를 향한 꿈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상 이렇게 큰 사업은 없었다. 수익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길이 남을 순간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서 나는 마음 속 깊은 충족감을 느낀다.
p. 364

저자소개

원시인이었다가 세일즈맨이었다가 로봇이 된 남자. 그는 실제로도 정체성을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작가이자 기업가, 6년 차 카피라이터이자 브랜드 컨설턴트, 네이미스트를 오가는 ‘N잡러’다. 성격 또한 자주 바뀌어 종종 어머니에게 ‘다중 인격’으로 불린다. 청년 시절부터 철학, 인문, 역사, 소설, 경제에 이르기까지 3천여 권이 넘는 책을 읽는 다독가이기도 하다.

그는 매일 아침, 침대 천장에 붙어 있는 ‘우리는 반드시 죽는다’는 문구를 보고 집을 나선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다른 이의 하루가 궁금했고, 결국 모든 인간이 되어 보기로 한다. 한 인간의 삶을 살아 보는 것이,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를 돕고 더 나은 답을 찾을 수 있는 힘을 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진심과 진실이 깃든 이야기를 사랑하며, 매일매일 운동과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다진다.

목차

목차

들어가며 모든 인간이 된 남자

01 과거에 머무는 남자
원시인: 죽음은 매 순간 우리 안에 있다
이야기꾼: 신은 우리의 모습을 하고 있네
농부: 그렇기에 버틸 수 있는 것이다
대장장이: 시련을 버텨낸 칼일수록
검투사: 죽음을 향하는 자가 경의를 표하노라
노예: 흐르지 못하는 슬픔이 하늘에 배어 있다
수행자: 나를 보는 눈동자가 된다
철학자: 진실을 조각한다
작가: 핏속에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사서: 자, 티켓을 끊어줘 볼까
왕: 나의 하루는 길고도 멀다
광대: 농담과 진실 사이를 파고든다
기사: 어깨와 목에 닿은 검을 기억해야 한다
용병: 신의는 목숨으로 지킨다
망나니: 모두를 대신하는 필요악의 신
흑사병의사: 진정 지옥이다
이동변소꾼: 세상에서 가장 고풍스런 변소 왔소이다!
조향사: 살포시 코끝으로 내려앉는다
작곡가: 비밀은 자연에 있다
촛불관리인: 어둠 속에서 세상은 드러난다
광부: 계속해서, 계속해서 캐낸다
시체도굴꾼: 참으로 예의 바른 도둑이다
노커업: 새로운 아침이 당신을 찾아왔다고
상인: 이윤이 아닌 사람을 남긴다
엿장수: 쩔꺼덕 쩔꺼덕
화가: 붓 끝에 자리 잡는다
수학자: 문제가 있기에 푼다
무당: 믿거나 말거나 나는 옳다
발명가: 실패는 나의 친구다
군인: 나는 살아서 돌아가고 싶다
모험가: 우리는 문명을 전달하는 바다의 새다
뱃사공: 눈을 감고 물길을 느낀다
과거에서 현재로

02 현재에 사는 남자
버스기사: 한 바퀴, 세 바퀴, 여섯 바퀴
세일즈맨: 자신을 내려놓다
직장인: 이번 생은 망했다
회계사: 돈이 사람을 만든다
CEO: 실패는 오래가지 않는다
투자자: 이 모두는 당신의 선택이다
바텐더: 역시 사람이다
가수: 피와 땀, 눈물
배우: 무엇이 나를 만들게 될까?
패션디자이너: 근사한 영혼으로 만들어 준다
운동선수: 나를 짓밟고, 일으켜 세운다
상담사: 인간이 인간을 도우려는 마음이다
호스피스: 첫 번째 죽음을 돕는다
경찰: 잡지 못해 미안합니다
판사: 최선의 결과를 도출한다
기자: 진실을 담을 시간이다
카피라이터: 글자가 날아온다
사진작가: 세상은 멈춘다
여행가이드: 진정 살아있다
기장: 인간새가 날아오른다
우주비행사: 신비롭고 경이롭다
사학자: 밥알에서 모든 것을 본다
개발자: 처음부터 완벽한 프로그램은 없다
빅데이터전문가: 그 너머의 인간을 본다
현재에서 미래로

03 미래로 가는 남자
가상현실제작자: 우리는 모두 신이다
노년플래너: 남은 생을 다채롭게
로봇수리사: 새로운 창조는 머지않았다
인공장기의사: 인간일까 로봇일까
재계약결혼상담사: 제2막으로
욕망중개자: 성적 욕망을 관리한다
기억세탁사: 망각의 채찍이다
라이프가이드: 다시 의미를 찾다
꿈메이커: 꿈을 판다
배양육점주인: 고통과 슬픔은 없다
날씨조절관리자: 예측하지 않는다
행성중개인: 인간의 터전이 될 것이다
자연복원가: 맑은 바람이 불어올 때 모두를 초대할게
노인: 멋진 신세계여, 나는 나의 세계로 돌아가련다
미래에서 영원으로

한줄 서평

  • 별점4개2022-04-19 수정 삭제 http:imrdsoacha.gov.cosilvitra-120mg-qr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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